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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제23화. 사랑은 모든 것을 바꾼다 _ 이지성 작가.

이뿐냉이 2010. 9. 15. 10:20

 

제23화. 사랑은 모든 것을 바꾼다

   

 존 스튜어트 밀은 프랑스만을 생각한 샤를 드골보다 한 차원 높은, 인류를 위한 ‘위대함을 향한 열정’을 불사른 인문고전 독서가였다. 그가 자서전에 남긴 고백을 들어보자.

 

“『입법론』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을 때, 나는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해 있었다. ……나는 그 책에 나오는 학설을 토대로 전 인류의 현재 상태를 개혁하겠다는 구상을 분명하게 그렸다.”

“위대한 존재가 되고픈 나의 야망은 끝이 없었고, 인류의 미래를 위한 일에 대한 열정은 내가 가진 가장 강렬한 감정이었다.”

“나는 전 인류의 운명을 마음속으로 늘 깊이 생각하고 있었다. 그 생각은 나 자신과 절대로 분리될 수 없는 것이었다.”

 

다산 정약용의 마음은 인류가 거주하는 지구를 벗어나 우주를 넘나들었다. 그의 말을 들어보라.  

 

“내 나이 스무 살 때 우주 사이의 모든 일을 고찰하여 깨달음을 얻은 뒤 그것을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 마음은 서른, 마흔이 되어서도 변하는 일이 없었다.”

“육자정(陸子靜)은 ‘우주 사이의 일은 곧 내 일과 같고 내 일은 곧 우주 사이의 일과 같다’고 했다. 대장부라면 매일 이런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

“사나이의 가슴 속에는 언제나 가을 매가 하늘로 치솟아오르는 듯한 기상과 하늘과 땅을 작게 여기고, 우주가 내 손 안에 있다고 생각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나는 두 사람의 ‘위대함’에 대해서 어떤 설명도 하지 못하겠다. 그 경지가 상상이 안 되기 때문이다. 나는 다만 이런 말을 하고 싶다. 전 인류의 운명과 우주를 담은 마음으로 하는 인문고전 독서가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위인을 배출하지 못한다면 과연 어떤 독서가 위인을 만들 수 있겠느냐고.

‘사랑’은 세종대왕의 ‘백독백습’을 이야기할 때 이미 언급했다. 하지만 한 번 더 이야기하고 싶다. ‘사랑’이야말로 인문고전 독서의 모든 것이기 때문이다.

 

왕수인은 인간의 한계를 초월한 ‘사색’ 끝에 위대한 깨달음을 얻고 새로운 학문인 ‘양명학’을 창시했다. 그가 남긴 말 중에 이런 게 있다.

 

“나는 참으로 하늘의 신령한 도움을 받아 양지(良知)의 학문을 깨달았고 이를 통해 세상을 바로잡겠다고 마음먹었다. 힘없고 가난한 백성들이 고통 중에 있음을 생각할 때마다 마음이 심히 아팠기 때문이다. 하여 나는 나 자신을 돌보지 않고서 세상을 구하는 일에 뛰어들었다. 그런 나를 보고서 많은 사람들이 황당하게 생각했다. 나를 비웃고 무시하고 미워하고 따돌리더니 급기야는 미친 사람 취급했다. 하지만 내 어찌 거기에 신경 쓸 수 있겠는가. 백성들의 고통이 지금 이 순간 내 마음에 그대로 느껴지고 있는데, 내 부족한 능력을 백성을 구하는 일에 쓰기에도 바쁜데.”

 

『동사강목』의 저자 순암 안정복과 『택리지』의 저자 청담 이중환 그리고 『목민심서』의 저자 다산 정약용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 조선의 대표적인 천재 실학자들의 스승이었던 성호 이익은 기아에 허덕이는 농민들의 삶을 보고 고통하고 탄식하면서 이렇게 울부짖었다.

 

 “천성이 글을 좋아하는 나는 하루 종일 온 힘을 다해 독서한다. 하지만 나는 실오라기 하나 곡식 한 톨 내 힘으로 만들어내지 못한다. 이런 내가 하늘과 땅 사이에 낀 좀벌레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나는 위 두 사람의 글을 접하고 참으로 오랫동안 이렇게 자문했다.

“만일 왕수인과 이익에게 약자를 향한 애가 타는 ‘사랑’의 마음이 없었다면 과연 두 사람이, 왕수인의 말을 따른다면 하늘의 신령한 도움을 얻어야만 얻게 되는, ‘깨달음’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었을까?”

대답은 언제나 “절대로 그럴 수 없다”였다. 한편으로 나는 왕수인과 이익의 고백을 접하고 내가 왜 천재적인 깨달음을 얻지 못했는지, 그 근본적인 이유를 깨달았다. 나는 우리 사회의 약자들을 왕수인이나 이익처럼 사랑해본 적이 없다. 그 사랑의 크기가 너무도 미약했으니 나의 ‘깨달음’이란 것도 미약할 수밖에. 위대한 인문고전을 집필한 사람들은 비록 그 표현은 각기 달랐지만 마음은 똑같았다. 그들에게는 인류를 향한 천재적인 사랑이 있었다. 때문에 천재적인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고, 그들의 깨달음은 곧 인류의 새로운 역사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사랑은 모든 것을 바꾼다. 잔악무도한 악인을 성자로 변화시키고, 서로 적이었던 사람들을 친구로 만들어주고, 분열된 가정을 하나 되게 한다. 그런 위대한 능력을 가진 사랑이 인간의 두뇌 하나 바꾸지 못하겠는가. 이렇게 놓고 보면 인문고전 독서교육도 무조건적인 사랑의 마음을 가진 사람을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할 때 그 효과가 가장 클 것이다. 무조건적인 사랑의 마음으로 인문고전을 읽고, 필사하고, 사색하라. 그러면 보일 것이다. 문장 뒤에 숨은, 천재들의 인류를 향한 숭고한 ‘사랑’이. 그 사랑과 만나는 순간 당신의 심장은 위대한 전율을 느끼게 될 것이다. 동시에 당신의 두뇌 깊은 곳에서 황홀한 깨달음의 빛이 터져 나와서 당신을 송두리째 바꿔버릴 것이다. 그러니 사랑하라. 영혼 깊이 사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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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이지성 작가의 『인문고전 독서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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