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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제13화. 경영의 기본, 중국 병법서에서 배워라_ 이지성 작가.

이뿐냉이 2010. 9. 15. 10:13

 

제13화. 경영의 기본, 중국 병법서에서 배워라

 

 

 

 손무(孫武)는 공자가 출생한 해로부터 약 7년 뒤인 BC559년에 제(齊)나라의 낙안(樂安)에서 태어났다. 그의 집안은 대대로 제나라의 유력한 정치가문이었다. 그러나 손무가 약 서른 살 되던 해에 권력투쟁에 실패해 가문이 멸망당할 처지에 이르렀다. BC545년, 손무의 가족은 제나라를 탈출해 오나라로 망명했다. 이후 약 10년간 손무는 오나라의 시골에 은거하면서 춘추시대 2백년간 벌어진 전쟁을 연구했고 이를 6,074자로 정리했다. 약 4천여 권에 달하는 중국 병법서의 지존이라 불리는 『손자병법』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손무는 실전을 통해서 자신의 병법을 증명했다. 당시 약소국이었던 오나라는 강대국 초나라와 초나라의 속국인 서나라와 종오국, 역시 강대국인 제나라와 진나라 그리고 남방국 월나라에 둘러싸여 있었다. 오나라의 국경을 둘러싸다시피 한 이들 국가들은 호시탐탐 오나라를 집어삼킬 궁리를 하고 있었다. 손무는 그 시기에 오나라의 장군이 되어 초나라, 서나라, 종오국, 월나라를 정벌했고 제나라와 진나라가 감히 딴 마음을 갖지 못하

 게 만들었다. 특히 오․초 전쟁 때는 3만에 불과한 오나라 군대를 지휘해서 20만에 달하는 초나라 군대를 격파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이런 손무를 두고 사마천은 『사기』에서 이렇게 평했다.

“오나라가 서쪽의 강대국인 초나라를 무찔러 수도 영(郢)을 차지하고, 북쪽으로 제나라와 진나라를 위협하여 제후들 사이에서 이름을 떨친 것은 손자의 힘이 함께했기 때문이다.”

 

 손무의 『손자병법』이 경영에 어떻게 적용되는가를 논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그것은 언어가 아닌 감각으로 깨닫는 것이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경영감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읽는 즉시 깨달을 것이다. 그 안에 경영의 모든 것이 들어 있음을. 물론 어떤 사람은 『손자병법』을 읽고도 아무것도 느끼는 바가 없을 수 있다. 나는 감히 말하고 싶다. 그 사람이 경영자로 있는 기업은 오래지 않아 몰락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반대로 『손자병법』을 읽고서 의식의 변화를 경험한 사람이 경영자로 있는 기업은 언젠가 반드시 초일류 기업의 길로 들어서게 될 것이다. 마이크로 소프트, 제너럴 일렉트릭, 노키아, 시몬스 같은 기업들의 공통점은 『손자병법』을 철저히 연구한다는 것이다.

 일본 경영계의 전설 중의 전설로 불리는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이런 말을 한 적 있다. 

“중국 고대의 선철(先哲) 손무는 천하제일이다. 그의 병법은 우리 그룹을 성공의 길로 이끈 법보다. 때문에 우리 회사 직원들은 모두 『손자병법』을 숭배해야 한다.”

 

 147만 위안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파산을 향해 달려가던 하이얼 그룹을 전 세계 160개국에서 1,080억 위안의 매출을 올리는, 3만 1,034배라는 기적 같은 성장을 이룬 회사로 바꾸어놓은, 하버드 경영대학원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의 연구 대상인 장루이민은 『논어』와 『손자병법』에서 경영의 모든 해법을 찾았다고 밝힌 바 있다.                        

 

 형태만 다를 뿐 본질은 전쟁터의 그것과 똑같은 경영 현장에 몸담고 있지 않은 사람은 『손자병법』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을 수 있다. 아니 거부감마저 느낄 수 있다. 사실 나도 이런 경험을 했다. 나는 그것을 다른 병법서들을 읽으면서 극복했다.                                                                                                                                                            

  북송시대 신종 원풍 3년 즉 1,078년의 일이다. 병법서를 교정하여 간행하라는 황제의 명을 받은 관리들은 그때까지 전해오던 347종 1,956권의 병법서 중에서 가장 훌륭한 7권을 골라서 ‘무경칠서(武經七書)’라 칭하였다. 무학(武學)의 7가지 경전이라 불리는 ‘무경칠서’는 아래와 같다.                               

 

 1. 강태공의 『육도』

 2. 황석공의 『삼략』

 3. 손무의 『손자병법』

 4. 오기의 『오자병법』

 5. 사마양저의 『사마병법』

 6. 울료의 『울료자』

 7. 이정의 『이위공병법』

 

 ‘무경칠서’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그 유명한 제갈공명이 쓴 『제갈량집』과 손무의 후손인 손빈이 쓴 『손빈병법』도 매우 중요한 병법서다.

 나는 중국 병법서를 육도->삼략->손자병법->이위공병법->사마병법->제갈량집->오자병법->손자병법->(‘군사학 논고’ 등)->육도->삼략->손빈병법->울료자->손자병법의 순서로 읽었다. 『육도』와 『삼략』을 한 번 더 읽은 이유는, 중국 병법서 해설집들을 읽다가 손자가 강태공에게 큰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즉 『손자병법』을 보다 더 잘 이해하고 싶어서였다. 참고로 말하면 강태공은 중국 병법서의 시조다.

위의 순서대로 중국 병법서를 읽은 기간이 약 16년에 달한다. 이렇게 오래 걸린 이유는 별것 아니다. 대학시절에 『육도』 『삼략』 『손자병법』을 처음 접했는데 너무 재미없었다. 그래서 이후 약 10년 넘게 병법서를 손에 들지 않았다. 그러다가 약 2년 전에 교사를 그만두고 전업 작가가 되면서 소위 경영자의 시각이라는 것을 갖게 되었는데 우연히 읽은 『이위공병법』이 범상치 않게 다가왔다. 이후 병법서 독서에 불이 붙었다. 『이위공병법』에 이어 『사마병법』 『제갈량집』 『오자병법』을 읽으니 기존에 잘 이해가 되지 않던 『손자병법』이 눈에 확 들어왔다.

 

  

여기에 더해 고대 로마의 병법서인 『군사학 논고』와 중국 법가의 시조인 관중의 『관자』, 역시 법가인 상앙의 『상군서』, 한비의 『한비자』를 읽고, 고대 로마의 상징 그 자체인 카이사르의 『갈리아 전쟁기』 『내란기』 『알렉산드리아 전쟁기』 『아프리카 전쟁기』 『히스파니아 전쟁기』를 읽고, 근대 군사과학의 창시자라 불리는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과 클라우제비츠에 비견되는 군사전략가인 앙투안 앙리 조미니의 『전쟁술』, 바실 리델 하트의 『전략론』을 읽고, 알렉산더, 칭기즈칸, 이순신, 나폴레옹, 마오쩌둥 같은 위대한 군인들의 삶을 연구했다. 그리고 다시 육도->삼략->손빈병법->울료자->손자병법 순으로 읽으니까 비로소 『손자병법』이 입체적으로 이해되었다. 혹시라도 『손자병법』이 너무 어렵다고 생각되거나 거부감이 든다면 나의 독서이력을 참고하기 바란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군대는 『손자병법』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육해공군 사관학교와 해병대 등에서는 『손자병법』을 군사학 교재로 선정했고, 지휘관들은 『손자병법』을 읽고 연구하는 모임을 만들었다. 당시 미국 군대는 ‘손자병법 신드롬’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손자병법』을 열성적으로 읽고 공부했다. 이후 미국 군대는 세계 최강의 군대로 변신하게 된다. 미국의 경영자들은 군대의 이러한 변화를 주목하고 그 비결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어했다. 『손자병법』이 미국 경영자들의 필독서가 된 게 이즈음의 일이다. 이후 미국 기업은 미국 군대가 그랬던 것처럼 세계 최강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물론 미국의 군대와 기업이 2차 대전 이후 세계를 지배하게 된 데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허나 경영전략적인 측면에서 살펴본다면 아마도 『손자병법』 때문일 것이다. 이는 미국의 여러 저명한 경영사학자들이 경영서의 시조로 『손자병법』을 꼽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1970년대에 미국의 경영자들을 뺨칠 정도로 『손자병법』을 열심히 공부하고 기업경영에 적용하는 경영자 집단이 동양의 한 나라에서 나왔다. 일본이다. 『손자병법』이 일본에 전해진 때는 대략 716~735년 사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손자병법』은 약 3백년간 일본 황실의 비서(秘書)였다고 한다. 이후 쇼군 계급에 전파되었고, 쇼군들의 전쟁 지침서가 되었다. 대표적으로 16세기의 유명한 무장 다케다 신겐은 『손자병법』 ‘군쟁편’에 나오는 문구들을 따와서 만든 ‘풍림화산(風林火山)을 부대 운용의 핵심으로 삼았다. 한편으로 일본 최고의 무사로 추앙받는 미야모토 무사시는 『손자병법』에 지대한 영향을 받아 내용면에서 『손자병법』과 유사한 『오륜서』를 쓰기도 했다. 아무튼 1970, 80년대의 일본 경영자들은 『손자병법』과 『오륜서』를 최고의 경영전략서로 삼았다. 그리고 이후 세계 기업계를 지배하게 된다. 지금이야 그 빛이 많이 바랬지만 20세기 말에 일본 기업은 미국을 집어삼킬 정도의 저력을 갖고 있었다.

21세기에 들어서 『손자병법』의 힘을 뒤늦게 발견하고 『손자병법』 공부에 가장 열을 올리는 집단은 중국의 경영자들이다. 최근 중국 기업이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는데 그 원인을 ‘보이는 곳’에서 찾으면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원인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찾으라고 한다면 나는 『손자병법』을 비롯한 중국 인문고전을 다시 치열하게 읽고 있는 중국 경영자들의 독서라고 말하고 싶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경영자들은 어떨까? 희망적이게도 많은 경영자들이 『손자병법』을 열심히 읽고 있고 기업 경영에도 적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영자들의, 그토록 척박한 경영 환경 아래서도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을 만들어낸 저력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단 우리나라에도 『무오병법』 『김해병서』 『진법언해』 『병학통』 『진설문답』 『동국병감』 같은 훌륭한 병법서들이 많은데 전해져 내려오지 않거나 한글 번역의 미흡 등의 이유로 일반 서점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어서 우리 경영자들이 우리 병법서를 기초로 한 우리만의 독창적인 경영전략을 짤 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

 

한편으로 나는 경영인들이 『손자병법』과 더불어 『묵자』를 공부할 것을 권하고 싶다. 묵자는 춘추전국시대에 공자 이상의 명성을 얻었던 인물로 철저한 전쟁반대론자였다. 그의 핵심사상은 ‘사랑’인데, “남의 나라를 내 나라처럼 대하고, 남의 집을 내 집처럼 대하며, 남의 몸을 내 몸처럼 대하면 세상의 모든 혼란과 다툼, 전쟁이 사라진다”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살았다. 이런 묵자를 두고 맹자는 “그는 타인을 위하는 일이라면 머리끝에서 발꿈치까지 온몸이 다 닳아 없어질지라도 무엇이든지 하는 사람이다”라고 했고 장자는 “묵자는 천하의 호인으로 비록 몸이 말라서 없어질지라도 남을 위하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라고 했다.

묵자의 전쟁반대는 구호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침략전쟁을 일으킨 군주를 직접 찾아가서 담판을 벌여 전쟁을 포기하게 만들었는가 하면, 어떤 나라가 공격을 당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면 제자들을 이끌고 그 나라로 달려가서 자신이 직접 제작한 첨단 방어 무기를 활용해 침략군을 격퇴했다. 나는 여기에 묵자의 위대함이 있다고 생각한다.

여태까지의 기업세계는 손자의 사상에 충실한 경영자가 최고가 되는 곳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윤리경영, 상생경영 등 묵자의 사상과 직간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경영기법이 갈수록 중요시되고 있는 기업세계의 현실을 보면 오래지 않아 묵자의 사상에 충실한 경영자가 최고가 되는 세상이 도래할 것 같다. 아니 하루라도 빨리 그런 세상이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때 비로소 기업은 민주주의의 골칫덩이에서 민주주의의 희망으로 변화하게 될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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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이지성 작가의 『인문고전 독서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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