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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당신의 순수는 괜찮나요?` 드라마가 묻는다

이뿐냉이 2014. 5. 10. 18:28
`당신의 순수는 괜찮나요?` 드라마가 묻는다
http://media.daum.net/v/20140510155904706

출처 :  [미디어다음] 드라마 
글쓴이 : OSEN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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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혜린 기자]화려하고 우아한 일상 속에 애써 못본 척 해왔던 '순수'에 드라마가 현미경을 들이대기 시작했다.

승승장구 성공한 삶을 살던 주인공이 우연한 기회를 계기로 자신을 돌아보면서, 이미 순수와 거리가 멀어진 현실을 자각하는 스토리가 시청자들의 눈길을 모으고 있다. 상류층의 이면을 파헤쳐 호평받고 있는 JTBC '밀회'와 김명민의 열연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MBC '개과천선'이 바로 그 작품이다.

# 뒤늦은 순수, 오히려 더 치명적이다

'밀회'의 외피는 20살 차이나는 유부녀-청년의 파격 불륜이지만, 핵심은 다른 데 있다. 예전의 순수함을 간직한 청년을 만나면서, 이미 '너무 멀리 와버린' 현실에 눈 뜨는 오혜원(김희애 분)의 갈등과, 그 갈등 마저도 자신들이 유리한 데로 이용하려는 상류층 사람들의 이야기가 골자다. 음악 밖에 모르는, 그래서 순수한 청년 이선재(유아인 분)과 사랑에 빠지는 파격 스토리는 차라리 메타포에 가깝다.

재벌가 뒤치닥거리만 해오던 오혜원은 이선재를 통해 한때 자신도 음악을 사랑하는 음대생이었음을, 음악만으로 희열을 느끼고 마냥 즐거울 수도 있었음을 기억한다. 어느새 음악이 '일'이 돼버린 그에겐 신선함 경험. 이선재에게 끌리면 끌릴 수록 주변에 대한 환멸은 심해진다. 이선재를 대학으로 끌어들이는 것도 음대 비리를 덮기 위한 것이었고, 남편이 이선재에게 애정을 쏟는 것도 실은 자신의 출세를 위해서였다.

환멸을 느끼면서도 단번에 박차고 나오지 못하는 것은 더 서글픈 현실. 오히려 뒤늦게 품은 '순수'는 치명적인 약점이 돼서 주변 사람들에게 빌미를 제공하는 꼴이 된다. '밀회'는 순수를 마냥 찬양하지도 않고, 오히려 뒤늦게 흔들린 현대인이 얼마나 벼랑 끝까지 몰리는지 차근차근 보여준다.

# 새로운 눈으로 본 자신의 모습, 과연 올바른가


'개과천선'은 기억상실 코드를 이용해 현대인에게 물음을 던진다. 극의 갈등을 늘리기 위해 숱하게 써온 기억상실 코드를 이 드라마는 주인공의 자아 발견을 위한 도구로 쓴다. 미국 드라마 ABC '사만다 후?'와 같은 소재다. '사만다 후?'는 성공한 부동산 업자인 주인공이 교통사고 후 최근 기억을 잃고 그동안 자신이 저질러온 악행에 뜨악하는 내용인데, '개과천선'도 그동안 현실과 타협하고 불의에 눈감은 기억이 모두 지워진 상태에서 주인공은 처음으로 자신을 돌아본다.

승리를 위해서라면,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편에 서서도 변호를 하고, 한 여자의 사생활을 필요 이상으로 캐내 궁지로 몰았던 그는 어느 날 불의의 사고로 기억을 잊는다. 뇌기능은 그대로지만,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기억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완전히 새로운 변호사의 눈으로 자신이 맡고 있던 사건을 바라보게 되는 것.

사무실에서 자신의 일을 이해하려 노력하던 김석주가 이 회사에 들어온지 3주 밖에 되지 않은 인턴 이지윤(박민영 분)에게 "적응 돼? 이 회사의 분위기가?"라고 묻는 장면은 그래서 짠하다. 아무 생각 없이 앞으로만 나아가던 자신의 모습이 일반 사회 상식과 얼마나 동떨어져있었는지 어렴풋이 불편해지는 순간이다.

드라마는 제목대로 정의의 편에 다시 서는 김석주의 스토리로 진행될 예정. 쉽지 않은 장애물들이 나타나며, '개과천선'의 어려움과 그 의미를 얼마나 설득력있게 그려낼 것인지 기대가 모아진다.

rinny@osen.co.kr
< 사진 > MBC, JTBC 제공.